라이프로그


돌하우스 (Dollhouse, FOX) TV



최근 필자가 주목하고 있는 미드 경향을 보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의 모호 혹은 게임 감각의 전개가 눈에 띈다.
2008-2009 시즌은 유난히 이러한 드라마가 더욱 눈길을 끄는데, 그 중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돌하우스>다.

미 네트워크(공중파) 가운데 연령층으로 보면 CBS, ABC, NBC, FOX, CW 순으로 나열할 수 있을 만큼 5대 네트워크 중 젊은 층의 시청자들을 확보고 하고 있는 FOX에서 미드 시즌 편성된 <돌하우스>는 90년대 최고의 시리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녀와 뱀파이어>로 알려진 조스 웨던과 엘리자 더쉬쿠가 손을 잡았다는 점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어서 오십시오.
돌하우스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아바타를 선택하십시오.
당신이 조종하는 아바타는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기억을 넣을 수 있으며 그것으로 의뢰 받은 사건을 처리하면 됩니다.
매회 의뢰 받은 사건을 클리어해야 다음 단계로 이동합니다.


기존의 인격을 지우고 새 인격을 집어넣을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처리하는 돌(Doll)들이 있고 이들을 핸들링하는 핸들러가 있으며 이들이 움직이는 조직을 이름하여 돌하우스라 부른다.
스토리의 시작은 위에 나오는 문구와는 다르게 전개되지만, 어떻든지 간에 <돌하우스>의 전개는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그러한 맥락에서 평범한 한 고교생이 비디오 게임에서는 최강자로 군림하며 자신의 아바타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싸운다는 설정의 <아론 스톤>과도 상통한다.


이러한 게임의 감각은 NBC의 첩보 코미디 <척>에서도 느낄 수 있으나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메모리 기능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기도 하다.

2007-2008 시즌 The O.C.의 제작진이 NBC에 새롭게 선을 보인 <척>은 전자상가에서 일하는 평범한 수리공이 어느 날 스파이로 활약하던 옛 대학 룸메이트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고 그 메일에 저장되어 있던 수백만 장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저장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러한 일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지는 모르겠고 흥미로운 건 <척>에서는 단순히 메일을 통해 본 이미지가 머릿속에 저장되어 인간의 뇌가 컴퓨터의 메모리와 다를 바 없이 보여지고 있다는 점이고, 이러한 감각은 <돌하우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기억(memory)을 지우고(delete) 새 인격을 집어넣는(input) 과정이 <돌하우스>에서도 똑같이 전개되며, <돌하우스>보다는 앞서 선을 보였던 NBC의 <마이 온 워스트 에너미> 역시 새 인격을 주입해 스파이로 활동한다는 내용으로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돌하우스>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돌하우스>는 이렇게 돌들에게 임무가 주어지고 그 임무를 클리어한다는 내용이 기본 포맷으로 여기 큰 줄기로 돌하우스의 존재를 파헤치는 FBI 이야기도 얽혀져 그려진다.

엘리자 더쉬쿠는 극중 돌하우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돌인 에코를 연기하며 매회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한다는 설정답게 <돌하우스>는 매회 그녀의 코스프레를 선보이고 있으니, 엘리자 더쉬쿠 팬에게는 기분 좋은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이 외에 눈에 띄는 배우로는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힐로를 연기했던 타모 페니킷이 돌하우스의 비밀을 파헤치려 하는 FBI 요원을 연기하며 항상 에코를 주시하며 돌보는 핸들러 보이드 역에는 <커맨더 인 치프>, <24>의 해리 레닉스가 캐스팅되었다.

또 돌하우스의 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과학자 토퍼 역에는 프랭크 크랜츠가, 로스앤젤레스 돌하우스의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아델 역에는 올리비아 윌리엄스가, 에코의 동료 돌로 돌하우스의 신참 시에라 역에는 신비한 분위기가 감도는 네팔 출신의 디체 라크맨이 캐스팅되었으며 캐릭터 이름은 NATO 포네틱 코드(NATO phonetic alphabet)에서 유래했다.

한편 <돌하우스>는 FOX가 2008-2009 시즌부터 시작한 Remote Free TV 캠페인의 일환으로 2편의 드라마에 광고를 대폭 축소해 방영하기로 결정, <프린지>와 함께 타 드라마에 비해 6분 정도가 늘어난 러닝타임으로 방영이 되었으며 인터렉티브 웨피소드라 하여 돌하우스를 무대로 한 참여형 드라마 돌플레이를 론칭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며 폐지되었던 FOX의 금요 드라마 시간대가 새롭게 부활하며 <사라 코너 연대기>와 함께 금요 드라마 시간대를 책임지게 되었다. 하지만, 파일럿의 방영되지 않은 전조랄까, 2월 13일 첫 방영된 <돌하우스>는 같은 날 방영된 <사라 코너 연대기>보다도 상회하는 471 만 명의 시청자 수를 확보했지만, 거듭된 시청률 하락으로 결국 12 에피소드를 끝으로 종영되게 되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