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에 공허감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을 찾고 있다는 증거다.
by 냉이
캐슬 시즌 1(Castle season 1, ABC)



국내 방송사뿐만 아니라 미국의 방송사를 봐도 방송사별로 자기들의 색깔에 맞는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하기 마련인데, 예를 들면 CBS의 경우는 제리 브룩하이머 군단의 CSI: 과학수사대를 비롯한 각종 범죄 수사물이 주를 이루고 있고,  FOX CW의 경우는 젊은 채널답게 청춘, 액션, 판타지의 편성이 많다.

NBC 의 경우는 최근 <히어로즈>의 히트로 2007-2008 시즌 <저니맨>, <바이오닉 우먼>이 편성되어 시청률 저조로 종영되었음에도 <>, <마이 온 워스트 에너미>와 같은 SF 판타지물 편성이 여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 ABC는 어떤 색깔을 갖고 있을까?

필자의 사견에 지나지 않지만, 그나마 가장 다양한 장르를 편성하고 있는 채널이 ABC 채널이 아닐까 싶은데, ABC 2008-2009 시즌 판타지 어드벤처물 드라마 <로스트>와 메디컬 소프오프라 <그레이 아나토미>와 미스터리 코미디 <위기의 주부들>, 판타지 수사물 <푸싱 데이지>, 가족 드라마 <브라더스 & 시스터스> 등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하나같이 군상드라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ABC 2008-2009 시즌 새 드라마로 영국 드라마의 리메이크인 <라이프 온 마스>라는 판타지 형사 드라마를 편성해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인기 리에 방영되었던 <뉴욕경찰 24>의 영광을 되찾으려 했으나 애석하게도 <라이프 온 마스>는 이렇다할 성적도 내지 못한 채 일찌감치 시청률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리고 2009년 미드 시즌 ABC는 두 편의 새 형사물을 편성했으니 그 중 하나가 <본즈>의 제작자 노아 홀리와 <레스큐 미>의 피터 톨란 & 데니스 리어리의 제작으로 관심을 모은 <언유주얼즈>이고 다른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캐슬>이다.

범인을 잡으려면 상상력이 필요하고,

글을 쓰려면 리얼리티가 필요하다!



2009년 미드 시즌에 편성된 <캐슬>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어느 소설에 나왔던 살인방식과 동일한 살인사건이 실제로 일어나면서 그 작가(캐슬)가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캐슬은 이 사건의 담당자인 여형사 케이트 버킷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의외로 좋은 궁합으로 잇달아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해간다는 내용이다.

최근 미드를 보면 단순 형사물보다는 전문가를 영입한 전문적인 수사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수식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넘버스>나 뼈의 분석을 통해 수사에 도움을 주는 <본즈>가 좋은 예가 될 듯싶고 영매사를 이용한 수사물인 <고스트 앤 크라임>이나 2008-2009년 시즌 최고의 히트를 기록한 새 시리즈 <멘탈리스트> 역시 같은 패턴에 속한다 할 수 있겠다.

2008-2009 시즌에는 <멘탈리스트> 외에도 <일레븐스 아워> <라이 투 미>와 같은 드라마도 어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수사에 도움을 준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점에서 <캐슬> 역시 소설가라는, 최고의 상상력을 자랑하는 이야기꾼이 수사에 참여한다는 설정이니 미드의 이러한 흐름에 크게 어긋난다고는 할 수 없겠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캐슬은 자신의 소설 속 살인을 모방한 범죄가 일어나고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곧 혐의가 풀리고 태생이 허구인 소설에 리얼리티를 불어넣기 위해 수사계에 자청해 뛰어든다.

그에게 있어 실제 생활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들은 자신의 소재를 위한 하나의 양식에 불과하며 이 모든 사건들은 어디까지나 캐슬에게는 가상(버추얼=허구)일 뿐이다. 때문에 그는 수사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그의 태도는 회를 거듭할수록 변화를 맞게 된다. 캐슬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반면에 모든 사건이 허구가 아닌, 생생한 현실인 케이트 버킷에게 필요한 것은 구태의연한 수사방식이 아닌, 범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각해낼 수 있는 상상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캐슬의 존재는 그녀에게 크게 다가온다. 형사가 아닌, 캐슬이 일상 속에서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며 힌트를 얻고 그 힌트에 힘입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수사방식은 굳이 형사가 아니더라도 생각하고 생각하는, 혹은 관찰하고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수사관이 될 수 있다는 <멘탈리스트>와 별반 차이가 없으며 이는 시청자 누구라도 수사관이 될 수 있다는 범용적 개념이기에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이제는 남녀 콤비가 대세!

80년대는 <레밍턴 스틸>, <블루문 특급>

90년대는 <엑스 파일>

2000년대는?





남녀가 콤비를 이뤄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80년대에는 <레밍턴 스틸> <블루문 특급>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피어스 브로스넌과 브루스 윌리스라는 스타를 낳았으며 90년대는 두 시리즈와는 성격이 좀 다르지만, <엑스 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콤비 역시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베스트 커플이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유난히 남녀 커플, 그것도 여형사와 아마추어(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는 전문가) 콤비가 활약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었다.

FOX <본즈>의 경우는 형사와 여성 법의학 전문가가 콤비를 이루지만, 2008-2009시즌 편성된 새 시리즈 <멘탈리스트>, <일레븐스 아워>는 여형사와 전직 영매/생물학 박사가 팀을 이뤄 활약한다.

<캐슬> 역시 여형사와 소설가를 메인을 내세워 서로 다른 두 캐릭터(대조적인 남녀)가 사사건건 충돌하면서도 의외로 나이스 팀웍을 자랑하며 사건을 해결해가는데 여기에 남녀가 주인공이다보니 로맨스까지 버무린 게 딱  <레잉턴 스틸> <블루문 특급>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켄 터커는 <캐슬>은 미스터리가 가미된 스쿠루볼 코미디를 그리려했으나 믿기지 않은 황당한 스토리(implausible muddle)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을 내렸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톰 셰일즈는 <블루문 특급>의 지루한 이미테이션이라는 등 80년대의 낡아빠진 케케묵은 뻔한 스토리라는 쓰디쓴 평가도 많았지만, 그 동안 너무나 많은 지식을 토해내는 드라마들에 지친 것일까. 아니면 <레밍턴 스틸>이나 <블루문 특급>의 향수를 자극한 것일까.
가볍게 볼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캐슬>은 전문가 점수와 유저의 점수를 환산해 보여주는 메타크리틱닷컴(metacritic.com)에서는 53점이라는 메타스코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면에서는 파일럿에서 1000 만 명 이상의 시청자 수를 확보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고 중반에 접어들면서 주춤하기는 했지만, 시즌 종영을 앞두고 다시 회복 곡선을 그렸다.



가족드라마의 변종을 꿈꾸다


<
캐슬>의 또 하나의 특징을 보면, <레밍턴 스틸> <블루문 특급>이 철저하게 두 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져 그려졌다면 <캐슬>은 수사와 로맨스 그리고 더 나아가 가족이라는 드라마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앞의 두 작품과는 일선을 긋는다.

사건이 일어나고 미궁 속에 빠진 사건에 캐슬의 딸과 어머니, 혹은 전처(모두가 가족이다)는 캐슬이나 버킷에게 사건의 단서가 될 만한 힌트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가족이란 뜻하지 않은 답을 줄 수도 있는, 예상치 않았을 때에도 언제나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캐슬은 매회 발생하는 사건들을 보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간다. 다시 말해 드라마 <캐슬>은 수사드라마를 가장한 가족드라마의 변종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제 캐스팅을 보자.

<돌하우스>의 조스 웨던이 2002 FOX에서 방영한 <파이어플라이> (이 작품, 조기 종영되기는 했지만) 컬트적 인기를 구가했던 작품이다)의 네이산 필리온이 지난 시즌 같은 ABC <위기의 주부들>에서 캐서린의 남편으로 모습을 보였다가 다음 시즌인 2009 <캐슬>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다시 돌아왔다.

지적이고 위트 있으며 거기에 부자이기까지 한 캐슬. 또 은근히 사람 약올리는 듯한 깐죽거림이 한결 드라마의 분위기를 가볍게하고 있으며 캐슬의 깐죽거림은 2009년 시즌 최고의 인기를 누린 CBS <멘탈리스트>의 제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편 캐슬과 함께 콤비로 활약하는 여형사 역에는 <앨리어스>, <쉴드>, <24>, <히어로즈> 등에 게스트 출연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딱히 이렇다할 본인의 히트작은 내지 못하고 있었으나 차갑지만, 매력적이면서도 과거 엄마가 살해 당했지만, 범인도 찾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케이트 버킷 형사 역을 멋지게 연기해내며 <캐슬>을 자신의 대표작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캐슬의 못 말리는 가족으로는 어머니 역에는 <팔콘 크레스트> <못 말리는 커플>의 수잔 설리번이 맡아 푼수 같지만 하지만 따뜻한 세심함이 빛나는 캐슬의 어머니, 마사로 분하며 아버지보다 나은 범생이 딸 알렉시스 역에는 몰리 C. 퀸이 캐스팅되었다. <매드멘>의 다비 스탠치필드와 <세이빙 그레이스>의 베일리 체이스가 게스트로 출연해 캐슬과 버킷 형사의 관계에 질투심을 유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소 평이한 소재에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 <캐슬>. 하지만 ABC 2009-2010 시즌 <캐슬>을 라인업에 넣었고 <캐슬>은 오는 9 21 시즌 2로 돌아온다.

시즌 2에서는 케이트 버킷 형사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 좀 더 심도 있게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며 시즌 2로 과연 <캐슬>이 아류작에 그칠지 아니면, <블루문 특급>을 능가할 시리즈로 성장할지 지켜보도록 하자.



by 냉이 | 2009/06/18 15:20 | TV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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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oris at 2009/06/27 13:47
1회 봤는데 재미있더군요. 왜 10회로 종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됬건 요즘은 멘탈리스트나 캐슬처럼 아마추어+여형사 콤비가 대세인듯 합니다. 재미는 양념~
Commented by 냉이 at 2009/06/28 10:27
미드 시즌 드라마는 거의 10회 안쪽이죠.. 올 가을 본격적으로 시즌 2가 방영될 예정이니 그때는 아마도 22-24회 정도 방영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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